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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 201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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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에는 잠시 옷깃을 여미고서 현관으로 나갔다. 무라이가 문에 기대듯이 하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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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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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할 정도로 자극적이었을는지도 몰랐다. 만일, 다카키가 그 상황에서 당신을 사랑한다고 했
“기운이 좋은 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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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좋아하오?]
그녀는 눈을 뜨고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정말 놀랍군요. 실은 나도 오늘 오후에 잠깐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혹시 무순 텔레파시라도 통한 게 아닐까요?]
아래층으로 내려간 그레첸은 프론트 데스크로 서둘러 가다가 고급 회색 정장을 입은 품위 있는 남자와 정면으로 부딪치고 말았다. 그는 쓰러질 뻔한 그레첸의 어깨를 붙잡아 주고는 검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흥미롭다는 듯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레첸은 너무나 황당하다는 얼굴로 반박했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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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는 온통 불야성을 이룬 가운데 가운을 걸친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이 도시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관습과 세련된 차림의 여행자들, 그리고 신비로움과 호기심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눈을 돌리면 어디에나 야자수가 늘어서 있었다. 옆 골목에서 불쑥 튀어나오며 경적을 울려대는 차들과 열린 차창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손을 흔들며 끼여들기를 시도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거리는 온통 희미한 사향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달콤하고 이국적이며 기분 좋은 모로코 특유의 냄새였다.
[셰이크가 피어스 허튼의 부인을 그녀의 양아버지에게서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그런 소문을 냈던 거라고 말이야.]
그녀는 숨이 막혔다. 그가 어린 시절에 겪었을 고통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프론트 직원이 걱정스러워하는 그녀의 얼굴을 돌아보며 말했다.
[마크가 그러는데, 병원에 입원했을 때 코드가 헛소리로 네 이름을 브르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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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뚫어져라 자신을 쳐다보는 그의 시선에 숨이 막히는 듯 잠시 말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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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이 있는 것을 게이조는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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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가 옆으로 와서 무라이에게 말했다.
“그럼 그동안에 돌아오겠지요.”
떠나고 나서야 비로소 유카코가 게이조의 가슴에 살아 온 것 같았다.
여자에게 장가를 가겠다는 거야. 이런 여자는 어떠하냐고 모처럼 중매할 사람이 선 볼 사진
하던데요.”
“허, 정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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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없었습니다. 좀 불쌍하게 보였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무라이하고는 당신이 상상하는 것 같은 그러한 일은 한 번도…….”
던 요코는…….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나는 요코하고 결혼할 거예요. 아버지, 방금 요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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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면 벌금을 내야겠지.”
의 시선이 딱 하고 소리를 낼 것같이 부딪쳤다. 게이조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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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당신은 아직 젊어요. 이제 슬슬 결혼하시는 게 어때요?”
게이조의 얼굴이 빨개졌다.
을 아이에게 시키지마.”
게이조의 말에 다쓰코는 히죽히죽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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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을 끝내고 나오는 요코가 도루의 어깨에 손을 얹었을 때 저도 모르게 움찔 몸을 돌려
이유를 민감하게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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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라도 좋아요. 요코는, 이 세상에서 가장 살기 괴로운 집에 왔어요. 요코가 불쌍해요.
“예쁜 분이군! 그렇지요, 여보?”
“어머, 살아있었네.”
다. 무라이의 눈은 핏발이 서 있고 흐려 있었다. 흔들흔들 비틀거리면서 무라이는 구두를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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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나란히 서 있는 신부를 상상해 보았다. 그리고 그 옆에 얌전하게 서 있는 자신의 모습도
이다. 그가 온종일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걸 보면 틀림없이 무슨
어머니가 했다고 믿고 있는 일 때문이야wordpress
빨개졌다.
았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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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다시 물었다.
갑자기 그가 어조를 바꾸었다.
나누었다. 저스틴은 두 사람이 많은 공통점을 지녔다는 걸 알고는
손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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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press이건 정말 말도 안되는 얘기야wordpress
예리하게 게이조에게 쏠려 있었다. 게이조는 당황했다.
그날, 학교가 끝나자 요코는 다쓰코의 집을 향해서 걷고 있었다.
“다행이야. 어떻든 살아야 해. 사람은 죽어서는 안된다. 그렇지, 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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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이는 윗옷을 벗어 의자등에 걸쳤다.
“글쎄요. 뭐, 그렇지만도 않아요. 그렇죠, 원장님?”
“자네는 엉큼한 놈이야. 점잖은 얼굴을 하고 나에게는 한 마디도 이야기한 적이 없었어.”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기뻐요. 나…….”
“열렬한 연애를 한다거나, 마음을 잘 아는 어릴 적 소꿉친구하고 결혼을 했다 해서 다 잘
‘만약 마쓰사키가 그렇다면, 어떻게 무라이는 마쓰사키 유카코의 기분을 알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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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조는 손을 내저었다.
고 받아들일 뿐이겠지?’
게이조는 유카코가 술을 마셨다고 생각했다. 무라이의 결혼식이 가까워지는 것이 언뜻 머릿
게이조는 다카키의 말에 깊은 공감을 느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게이조는 밑바닥을 알 수 없는 자신의 추함에 치가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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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장님이 너무 심하게 말했기 때문에 차라리 사무장님 말씀대로 결혼해 버릴까,
“하지만 우리 어머니께서 곧 신문에 이 사실이 나올 거라고 했어. 신문에서 칭찬받을 거라
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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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쓰코는 하늘색의 방한 오버를 벗었다. 수수한 연지색의 기모노가 다쓰코에게 잘 어울렸다.
“그래, 오빠의 말대로 힘든 일이지. 일한다는 것은 노는 것과는 전혀 다르단다. 비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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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조는 차차 우울해졌다. 아까부터 했던 말이 그대로 가득히 가슴에 찬 것 같은 무거운
언젠가 학교에서 선생님이 하신 말씀 중에
“유감스럽게도 줄이 짧군.”
음이 변했다. 용서는 할 수 없지만 비난하는 것은 줄어 들었다. 게이조의 조난이 나쓰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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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자네가 혼자 있는 것 중 어느 쪽이 눈에 거슬린다고 생각하나?”
이러한 요코에 대한 감정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를 나쓰에는 알 수가 없었다.
나쓰에의 요코에 대한 차가움은 게이조도 느낄 수 있었다. 점차 게이조는 요코에게 줄 초콜
나쓰에가 돌연 여행을 취소했던 이유가 무라이를 만나기 위해서였다니, 게이조는 싫어도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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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계속 출근을 하지 않아 어제 집에 가 보았습니다.”
“처녀 혼자 사는 방에 들어가는 것이 꺼림직했지만…… 방에는 작은 화장대를 얹어 놓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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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면서 게이조는 그와 같은 상상을 하는 자신에게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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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쾌히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 그레첸은 다음 순간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미혼이고, 맞지?]
그녀는 숨이 막혔다. 그가 어린 시절에 겪었을 고통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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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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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기가 쌀쌀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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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일어났을 때 마침 그레첸의 오빠 마크가 마이애미에 있었거든. 그래서 마크가 휴스턴 외곽에 있는 코드의 목장으로 데려다 줬어.]
그는 동굴 입구를 가리키며 화제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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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순 엉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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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금껏 그가 날 사랑하게 되기를 기다려 왔어.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닌데도 말이야. 이젠 그 사람 없이 사는 법을 배워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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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 달 동안의 여행이 끝나면 돌아오겠지요.”
하고 매일 아침 요코의 친구들이 요코를 부르는 것도 싫었다.
“다카키 씨, 원장님과 같은 나이시지요?”
뱃속에 들어있는 아이는 성령에 의한 것이다. 마리아는 남자 아이를 낳을 것이다. 그 이름을
“나는…… 좋아해요. 내가 누구를 좋아하건 무슨 상관이냐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마쓰사키
“다빗의 아들 요셉아, 걱정하지 말아라. 마리아를 너의 처로 맞이하는 것이 좋다. 마리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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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게이조는 유카코의 전화가 마음에 걸렸다. 이상하기보다는 진지한
“여자인데, 마쓰사키 유카코라는 사무원이야.”
상상해 보았다.
“학, 사람, 배…….”
“알게 해 드리지요. 잘 들으세요.”
‘이러한 짓은 사랑이 아니야. 결국 나는 이렇게 감각적으로 사람을 귀여워할 수밖에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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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구명구를 위경련을 일으킨 여자에게 주었던 선교사가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여자인데, 마쓰사키 유카코라는 사무원이야.”
상상해 보았다.
“학, 사람, 배…….”
“알게 해 드리지요. 잘 들으세요.”
‘이러한 짓은 사랑이 아니야. 결국 나는 이렇게 감각적으로 사람을 귀여워할 수밖에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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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구명구를 위경련을 일으킨 여자에게 주었던 선교사가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냐, 나는 아직 보지 않았어.”
나쓰에가 돌연 여행을 취소했던 이유가 무라이를 만나기 위해서였다니, 게이조는 싫어도 인
“안녕하세요?”
“마쓰사키가 죽었다니, 정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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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그 사실을 나에게 이야기할 때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원장님처럼 온화하고 훌륭
님이 받으시면 결혼하고, 원장님께서 전화를 받으시면 일생 동안 혼자서 지내려고 그렇게
“어서 눈을 감아요.”
까?’
게이조는 자신이 대견스럽게 생각되었다. 요코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재치있게 색종이를 접
게이조는 그렇게 대답하고 나서, 자못 무라이의 결혼을 바라는 태도를 취한 것을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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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는 오버를 벗고 스토브 옆에 누웠다. 피곤한 요코는 어느 사이엔가 잠이 들었다.
전화였던 것 같았다.
“그래, 영화배우가 되는 편이 좋았을 것 같구나.”
많이 걸어 다녀서 게이조는 피곤에 지쳐 있었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요코의 손을 뿌리
게 보인다든지, 성격이 삐뚤어진다든지 해야 하는 건가?”
게이조는 그렇게 생각하며 개운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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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으니까요.”
유카코의 사력을 다 하는 것 같은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서 뜨겁게 울려 퍼졌다.
서 원장실에 인사하러 갔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서 유카코가 자기는 일찍이 부모를 여의었
게이조는 손님용 출입문으로 살짝 사무실을 빠져 나갔다. 유카코가 감기에 걸려서 쉬고 있
다쓰코의 집까지는 4Km 정도 되었다. 다리 위까지 걸어갔더니 사무라이가 사는 동네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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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조는 무라이도 보지 않은 사진을 보는 것을 주저했다. 그리고 나쓰에의 태도에 불안감